요즘 제가 애정하는 삼호의 등장씬입니다. 위협적인 모습이 되기를 바란 장면입니다. 어떻게든 멋있게 보이고 싶었어요.
언제나 그렇듯이 머리 속에서 구현한 동작은 막상 그림으로 옮기고나면 형편없을 때가 많습니다. TAKE 04 는 떠올렸을 때만해도 '우왕! 이거 멋지당!' 이였는데, 그려놓고보니 탈춤 추는 것처럼 보여서 좌절한, 아주아주 흔한 케이스입니다. ;;
TAKE 01

사실 이게 제가 가장 원하는 연기입니다.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고 현실적이지요. 하지만, 이런 절제된 동작만으로 매력적인 컷을 만들려면 애니메이팅을 어마어마하게 잘해야 해요. 제가 그 수준에 오르려면 앞으로 10년은 더 연습해야 합니다. 포기.
TAKE 02

결국 오른손에 약간의 꾸밈동작을 추가했습니다... 만, 쇠사슬을 꺼내는 왼손의 동작이 상대적으로 어색해져 버렸네요. NG.
TAKE 03

오른손의 동작을 약간 절제해보았더니 니 맛도 내 맛도 아닌 요리가 나와버렸습니다. 꾸밈도 모자라고 왼손은 여전히 뻘쭘하고. NG
TAKE 04

팔로 하트를 그리는 것 같아보이지 않나요? 위협적이여야 하는 장면인데 ... ;;;
TAKE 05

TAKE 04 동작이 아까와서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팔 동작의 타이밍을 다르게 해보았는데 소용없는 짓이였습니다. 공개한 건 하나뿐이지만, 이 동작 살려보겠다고 꽤 여러 번 시도했었어요 ;;
TAKE 06

세상에 무의미한 도전이란 별로 없습니다. 몸이 좀 고생할 뿐이지요. TAKE 04의 허튼 발상과 05의 삽질 덕분에 이 동작이 나왔습니다. 그리고, 팔을 올린 자세로 이 컷을 끝내고 다음 컷에서 걸음을 멈추는 것이 더 위협적으로 보인다는 사실도 덤으로 발견해서 적용했습니다. 이걸로 이 컷의 동작 설계는 끝났습니다.
덧글
그리고 30분이 증발햇습니다. 사랑해요!