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제 스태프를 모셔야 하는 단계입니다. 주로 혼자서 작업해온 저에게는 아주 많이 긴장되는 시간입니다.
사실, 애니메이션을 온전히 혼자서 만들면 세상없이 편해요. 머리 속에 지금 막 떠오른 기가막힌 장면을 오른손이 알아먹을 때까지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거든요. 스토리보드 같은 걸 만들 필요도 없고요. 즉석에서 연출을 바꿔도 뭐라 할 사람 없어요. 하지만, 1인 제작방식은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습니다. 제일 큰 단점은 끝간데 없이 시간을 잡아먹는다는 거지요. 그리고, 선택할 수 있는 작품의 스타일이 좁아지기도 합니다. "떳다 그녀!!"의 배경과 캐릭터가 지금의 스타일이 된 것은 혼자서도 작업할 수 있도록 선과 색을 최대한 단순화했기 때문입니다. 그러고도 한 편을 만드는데에 평균 1년이 걸렸습니다.
공동작업을 하려면 그림 하나도 여러 사람이 분담해서 그릴 수 있도록 공정을 분리해야합니다. 다행히 저보다 앞서 이 길을 걸으신 수많은 선배님들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놓으셨지요.

이 중에서 원화 작화와 동화&클린업이 가장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공정입니다. 그리고 동시에 작품의 퀄리티가 드러나는 작업이기 때문에 실력있고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할 수 있는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.

실제로 협업에 실패한 적이 있습니다.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닫는 계기가 되었지요.
이제 이 글을 올리고 나면 저는 일을 부탁할 분들에게 전화를 걸어야합니다. 저는 상당히 내성적이고 내향적인 인간이라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시간이기도 합니다. 행운을 빌어주세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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